"아이 입에서 계란 썩는 냄새가 나요"
[쿠키 건강] 초등학교 2년 자녀를 둔 주부 이현경(40·가명)씨는 어느 날 아이의 얘기를 듣다 기겁해 뒷걸음질을 쳤다. 아이의 입에서 계란 썩는 냄새가 났기 때문.
천사 같은 아이의 입에서 어떻게 그런 냄새가 날 수 있는지도 놀라웠지만, 양치를 안 하거나 흡연 등의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인 줄만 알았던 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원을 찾은 결과 입 냄새의 원인은 바로 호흡기 질환. 구취를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치아질환의 문제가 아니라면 주로 코골이와 축농증․비염 등 호흡기 계통의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 전문 한의원인 아이누리 네트워크 잠실점의 박성남 원장은 "호흡기 질환 중 가장 많은 코골이로 인해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침 분비가 줄어들고 구강 내에 침이 부족해 입 냄새를 유시키는 세균이 잘 자라는 환경이 조성, 구취가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아이들이 코골이를 하는 경우 대부분 비염이나 천식, 축농증,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비대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가장 많은데 '아데노이드'란 편도선의 일종으로 코와 목 사이에 위치해 호흡기의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일반적으로 3∼4세경에 나타났다가 사춘기 시기인 14∼15세가 되면 사라진다.
아데노이드에 염증이 생겨 붓는 것을 '아데노이드의 비대증'이라고 하며 만성인 경우 코막힘, 코골이, 중이염, 입호흡 등이 나타나 신체․정신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결국 아데노이드 비대가 코를 통한 호흡을 방해해 입호흡과 입 냄새를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치료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박 원장은 "아데노이드는 코로 들어가는 이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 공해물질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되도록 수술을 안하는 것이 좋다"며 "이 질환을 앓는 아이의 경우 대부분 속열이 많기 때문에 한약처방으로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데노이드가 너무 비대해 도저히 숨을 쉬기 어렵거나 농양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박 원장의 의견.
이 밖에도 입 냄새의 주원인 중 하나는 '식적'이다. 개그맨 이수근이 앓고 있다고 알려져 유명해진 이 질환은 위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이 방귀나 트림으로 기분 나쁜 냄새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박 원장은 "식적은 위장의 열이 입 안 수분을 마르게 해서 세균증식을 돕기 때문에 입 냄새가 심하다"며 "심할 경우 장에서 나오는 독소로 인해 계란 썩는 듯한 냄새가 입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식적이 있는 아이의 경우 간혹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 자는 동안 침 분비가 되지 않는 것이 그 원인이다.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식적에 걸렸을 경우 소화제나 손가락을 따는 등의 방법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한의원 등을 찾아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식적을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 육류위주의 잘못된 식사습관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일일 섭취량은 1000~1500㎉이므로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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