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베스트셀러 色만드는 게 꿈"

2009. 8. 2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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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체 유례없는 '컬러전시관'

유행 색 선도ㆍ외국서 탐방 줄이어

"이게 다 같은 흰색으로 보이지만 하나도 같은 게 없습니다."제일모직 케미칼사업부의 서정미(34) 컬러디자인실 연구원이 꺼내보인 3000개의 컬러 시편(試片ㆍ샘플조각)은 모두 화이트 계열. 언뜻 한 색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랑기, 분홍기가 섞인 정도나 채도, 명도가 다 다르다. 경기도 의왕시 제일모직 R & D센터에 있는 '크레아(CREA)'라는 이름의 컬러전시관에는 서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컬러리스트가 자체 개발한 이런 컬러 시편이 2만8000개나 된다.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고객사의 눈에 들어 휴대폰, LCD TV 등 가전제품의 플라스틱 외장재에 사용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도 화학업체가 별도 컬러전시관을 두는 사례가 없어 외국 업체들도 탐방을 온다"는 게 서 연구원의 설명.

화학업체가 컬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컬러리스트를 채용하는 것도 비교적 최근의 경향이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 근무하다 생소한 화학업종에 발을 들여놓은 서 연구원도 처음 입사 1년은 고행 길이었다. 전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품화 공정을 이해하는 데 애로가 많았어요. 원료에 대한 물성이나 특성도 알아야 하고, 수많은 전문용어까지,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거든요."

2005년에 컬러전시관을 구성할 때는 적잖은 발품도 들였다. 도료업계를 돌며 벤치마킹할 곳을 찾아다녀도 마땅한 상대가 없었다.

개척자의 길을 걷는 만큼 보람도 클 터. 서 연구원은 "과거에는 고객사가 원하는 색을 주문하면 화학사는 그에 맞춰 공급하는 역할에 머물렀는데, 지금은 화학사가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한 색과 소재가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켜 제품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모직이 제안한 삼성전자의 보르도TV, '블루블랙폰' 등의 외장재는 공전의 히트를 쳐 동종 제품들의 디자인 판도를 바꿔놓았다.

전문가의 제안이 고객사의 눈높이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출시한 친환경폰 '리클레임폰' 외장재의 경우, 옥수수를 활용한 친환경 재생수지는 제일모직이 개발해 채택됐지만, 컬러는 제일모직 것이 퇴짜를 맞아 결국 삼성전자 측에서 희망한 초록색으로 결정됐다.

서 연구원은 "고객사에 채택되는 비율을 현재 10~20% 정도에서 점점 높여나가고, 베스트셀러 컬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내년 컬러 경향에 대해서 그는 "어두운 계열보다는 연하고 밝은 계열이 많이 등장하고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계속돼 자연스러운 컬러감이 사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최근 제품 디자인 경향에 대해선 "의류나 패션에서 유행하는 컬러나 디자인이 가전제품에도 반영되는 시간차가 1~2년 뒤 정도로 점차 짧아지고 있고, 유행의 바뀜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컬러디자인실 디자인 인원을 두 배로 확충해 주요 제품별로 디자이너를 두어 특화시킬 예정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m.com[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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