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택배왔는데요.." 보이스피싱 활개

2009. 1. 15. 12: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 대목'경품행사?선물등 사칭 개인정보 캐내우체국"자동응답 혹은 주민번호 물을땐 의심을"

불황 속 가난한 설 나기 걱정에 한숨이 늘어만 가는 요즘, 설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유혹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보이스피싱(전화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명절의 부푼 마음보다 잔뜩 얇아진 주머니가 먼저 눈앞에 아른거리는 올해 설이기에 설 선물을 주겠다는 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게 마련. 불황 속 설 나기의 어두운 한 풍경이다.

15일 회사원 권모(29) 씨는 사무실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권씨는 "한 여성으로부터 '설날을 맞아 모 사이트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설 선물을 주고 있는데 당첨됐으니 주민등록번호를 말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혹시나 해서 내용을 들어보다가 왠지 사기인 것 같아 그냥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52) 씨도 "최근 집으로 설 선물을 배달해주겠다는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다"며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들어봤지만 주민등록번호를 가르쳐 달라는 말에 바로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설 선물이 보이스피싱의 새로운 수법으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우체국 직원을 사칭하며 설 선물이 배달해주겠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우체국 명의로 휴대전화나 각 가정의 전화로 연락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사례가 연이어 접수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신모(56) 씨는 "최근 상담원이라는 한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와 '중앙우체국에 선물 소포가 반송돼 있으니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대라'고 해 왠지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종로에 사무실이 있는 김모(36) 씨도 "사무실로 하루에만 5통의 설 선물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설을 앞두고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보기에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보통 때면 쉽게 끊었을 보이스피싱이지만 가난한 설 명절을 걱정하는 마음은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마련. 회사원 권씨는 "올해 설에는 성과급도 절반 가까이 줄었고, 연말 정산도 2월까지 미뤄졌다"며 "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 큰 시기에 이런 전화를 받으니 알면서도 쉽게 끊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상점을 운영하는 김건후(52) 씨도 "장사가 안 돼 당장 귀향길 선물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마음을 악용하는 사기가 있으니 기분이 더욱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전화가 와 개인정보를 물어볼 경우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 내용을 떠나 개인정보를 물어볼 경우 보이스피싱을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며 "사기에 걸려들지 않도록 스스로 개인정보를 철저히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도 "설을 앞둔 시점이라 설 선물 택배를 미끼로 하는 사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체국에선 자동응답 안내를 하지 않고 집배원이 전화를 하더라도 절대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