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경제 위기에 기죽지 말자"
길상사 창건 11주년 법회 법문(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불교계의 명사 법정 스님은 14일 최근의 경제 위기에 대해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인간 탐욕이 빚은 과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이번 어려움도 한두 해가 지나면 풀릴 것이니 이럴 때일수록 기죽거나 휘말리지 말자"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이날 자신이 '어른 스님'으로 있는 서울 성북2동 길상사의 창건 11주년 법회에서 행한 법문을 통해 "맑은 정신으로 (경제 위기) 배후의 뜻을 냉철히 보고 새로운 각오로 지혜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삶을 배우자"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위기는 그때그때 마무리를 짓지 않은 안이한 삶 탓에 빚어졌다"고 진단하면서 "성장 위주의 정책과 무절제하고도 부도덕한 경제 팽창은 한정된 자원으로는 지속할 수 없으며, 이는 천연자원을 착취하고 미래 세대의 몫을 빼앗는 나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위기는 인간의 탐욕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며 "지구 전체가 (경제) 위기에 봉착하고 여러 나라마다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이는 탐욕을 경고하는 것이자 분에 넘치는 '풍요의 환상'에서 깨어나라는 뜻을 전한다"며 "잘못 길든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을 일대 전환해 인간의 품위와 도리를 지키고 사람답게 살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70년대 석유 파동을, 90년대 말 외환 위기도 극복했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번 위기도 한두 해가 지나면 풀린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죽거나 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배후의 뜻을 냉철히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법정 스님은 "12월은 마무리의 달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그때그때 마무리하는 과정을 통해 각오를 새롭게 다질 수 있는 삶을 배우자"는 말로 법문을 마쳤다.
이날 법회에는 신도 1천500여명이 참석했으며, 길상사 측은 절 발전에 공이 있는 여러 신도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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