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입에 올리면 주식투자 '생초보'
초보 투자자일수록 주식을 주제로 수다 떨기를 좋아하다. 특정 종목이나 주식시장에 대단한 통찰을 가진 듯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특징. 진정한 통찰을 가진 투자가가 아니면 귀가 솔깃해진다.
투자를 하다보면 다른 이들의 시각과 판단을 참고하는 것이 유익할 때가 있다. 하지만 가려서 들어야 한다. 이런 말을 늘어놓는 자칭 '고수'는 '초짜'일 가능성이 짙다.
# "오늘 하루에만 주식으로 100만원 벌었어."하루에 1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돈을 벌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계좌에 평가차익으로 집계됐을 뿐이라면 엄밀히 말해 벌었다고 보기 힘들다.
다음날 주가가 떨어져 평가차익이 50만원으로 줄어들 수 있을 뿐 아니라 100만원의 차익을 모두 반납하고 손실을 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주식을 팔고 차익을 확정해 주머니에 들어오기 전까지 '내 돈'이라고 할 수 없다.
계좌를 개설할 때 종자돈을 예치한 후 단 한 번도 현금을 손에 쥐어보지 못한 채 주식에서 발을 빼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 크게 손실이 발생해 투자자금을 한 번에 모두 날린 탓이 아니다. 차익을 낸 후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기를 반복하다 결국 수익을 계좌에서 한 번도 빼지 못한 채 투자 원금을 거의 모두 잃고 마는 것.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주식으로 100만원을 번 것이 아니라 투자자산 가치가 100만 원 증가한 것이다.
# "코덱스200을 매입했어. 가장 확실한 분산 투자지."분산은 투자의 기본이다. 하지만 종목을 수십 개로 늘린다고 해서 분산 투자 원칙에 충실한 것이 아니다. 투자가들은 개인이 관리하기에 적합한 종목 수는 3~5개라고 말한다. 너무 많은 종목을 담으면 사후관리가 힘들다. 지나친 분산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잡초에 물을 주는 격'이다.
더 중요한 것은 분산이 주식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수의 종목을 매입하는 ETF나 뮤추얼펀드는 분명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자산 포트폴리오라는 큰 틀에서 보면 주식이라는 한 가지 요리만 먹는 셈이다.
채권과 파생상품, 금을 포함한 원자재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투자 목적과 기간에 따라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또 상품에 내재된 리스크 요인과 잠재 수익률을 감안한 분산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 "내 종목이 최고야. 한 달 안에 분명히 두 배 뛸거야."어떤 투자자산도 '확실'한 것은 없다. 리스크 없이 상승 가능성만 내재된 종목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 달 사이 100% 수익률이 기대된다면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고 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특정 종목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세상에 영원히 성장하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영원히 오르는 종목은 있을 수 없다. 한 때 세계 시장을 누비던 굴지의 그룹이 산산조각나거나 크고 작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으면서 퇴출된 사례들이 국내외 증시 역사의 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 "이런 약세장에서는 절대 주식을 사면 안돼."증시 격언 중에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주가 하락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리 판단해야 한다.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거나 성장률이 크게 꺾일 기업이라면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렇지 않고 심리적인 요인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면 오히려 하락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에 타격을 가할 악재가 아니라 단기적인 재료에 의한 주가 하락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는 사이클이 존재한다. 하루든 1년이든 늘 오르거나 떨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등락하는 것이 주식시장의 특성이다. 때문에 노련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무조건 싫어하지 않는다. 떨어지는 원인을 분석하고 기회인지 떨어지는 칼날인지 판단한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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