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 성공신화 끝났나
트랜드 못 챙기고 아이디어 부재..공실률 증가[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한때 잘나가던 대형 쇼핑몰이 위기해 처했다. 공실률이 증가하고 분양도 저조하다. 한 두 곳이 아니다.
10여년 전 문을 연 동대문 밀리오레, 두타 등의 엄청난 성공에 도취된 개발업체들이 앞다퉈 서울과 수도권에 경쟁적으로 쇼핑몰을 지었지만 성공한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이제는 흉물로 변해버린 곳도 여럿이다.
안타깝게도 쌈지돈을 모아 장사를 시작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규모나 입지만을 생각하고 급변하는 트랜드를 챙기지 못한 아이디어의 부재에서 나온 결과라고 지적한다.
◇ 문 제대로 못 연 대형상가 줄잡아 10곳=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문을 연 동대문 A쇼핑몰. 동대문운동장 역세권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지하와 1층을 제외하고는 아직 공실률이 50%가 넘어 상권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분양사기에서 몸을 일으켜 지난해 말 분양했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시기가 좋지 않았다.
도소매상가, 아웃렛 등으로 변신을 꾀했던 동대문 B쇼핑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의 C쇼핑몰 역시 2007년 개장 예정이었지만 현대아이파크몰과 계약이 불발된 이후 2년 넘게 문 조차 못열고 있다.
한약상이 즐비한 제기동에 자리잡은 D상가 역시 점포 대부분이 공실 상태다.3년 전 문을 연 신촌 E쇼핑몰의 조성 업체는 지난 8월 말 법원으로부터 허위ㆍ과장 광고로 점포했다며 입주 점포 소유주들에게 188억원의 분양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신림동 F백화점은 시공사인 C & 우방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돼 하청업체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다.
지자체가 조성한 서울 장지동 가든파이브(동남권유통단지)는 분양률 저조로 상가 문도 제대로 못열고 손실만 눈덩이처럼 쌓고 있다. 아시아 최대라는 규모만 강조했을 뿐 당초 이주대상인 청계천 상인들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데다 상권활성화에 대한 계획이나 전문성이 떨어져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 무분별한 쇼핑몰 조성에 활성화 아이디어 부재 결과= 우리나라 의류쇼핑의 중심지인 동대문에서조차도 쇼핑몰 활성화가 숙제다. 밀리오레, 두타, 헬로우에이피엠 등 몇몇을 제외한 쇼핑몰의 공실률이 50% 이상이다. 공실률이 높거나 휴업중인 쇼핑몰은 공통적으로 동대문에서 가장 최근 지어진 곳이다.
전문가들은 쇼핑몰의 몰락이 2000년대 초반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둔 동대문 쇼핑몰의 모습만 보고 각 상권에 무분별하게 지었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권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들어선 쇼핑몰들은 임차 상인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채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에게만 큰 손실을 끼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투자자들 중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3년동안 임대료는 물론 오히려 자기의 수입으로 은행이자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대홍 점포라인 팀장은 "최근 쇼핑몰 입점에 대한 창업자 문의는 전무한 상태"라며 "집객력이 검증되지 않은 쇼핑몰 상가 입점은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직접 쇼핑몰 유입인구를 체크해보는 등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분양한 쇼핑몰이 성공한 경우도 있다. 신림동 포도몰은 분양 당시에는 일반화되지 않았던 임대분양을 선택해 100%입점을 성공시켰다. 분양시 초기투자금액이 저렴한 임대분양을 선택한다는 트랜드에 따랐기 때문이다.
동대문 두타는 리뉴얼을 통해 매장을 넓히고 그 수를 줄여 고객들이 쇼핑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었고 개성과 재능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 고객 만족도도 높였다.영등포 타임스퀘어도 임대분양을 선택했으며 기존의 상권이 형성돼 있는 경방필백화점 자리에 입점, 백화점ㆍ영화관ㆍ쇼핑몰ㆍ할인마트 등을 같은 공간에 개발해 개장해 성공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3~4년전만 해도 쇼핑몰의 성공여부는 규모, 입지조건 등 외부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입점하는 브랜드, 쇼핑하기 편한 내부구조, 분양이 잘되는 구조 등 쇼핑몰 내부적인 조건과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구조가 쇼핑몰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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