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재건축 올스톱.."이주비 받아 이사까지 했는데"

2008. 6. 2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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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단일 아파트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조합과 6600명에 달하는 입주민들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특히 둔촌주공,개포주공 등 강남 일대 주요 재건축단지 중 거의 유일하게 사업이 추진돼 오던 가락시영마저 결국 주저앉으면서 이제 강남 재건축 시장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만을 기대하는 상황이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이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사실상 문을 닫으면서 그동안 조합에다 분양신청을 한 입주민들이 대거 철회에 나서는 등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들 입주민 중에는 조합으로부터 이주비를 받은 뒤 이사까지 마친 사례도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가락시영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업무정지가 되기 전까지 조합에서는 새로 취득할 아파트의 평형을 결정하는 분양 신청을 받고 있었다"면서 "분양신청과 함께 신탁등기를 하게 되면 아파트의 소유권은 법적으로 조합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합의 업무기능이 전면 마비되면서 불안을 느낀 입주민들이 소유권을 돌려받기 위해 변호사를 공동으로 선임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합으로부터 이주비까지 받아 이사를 마친 입주민들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2억~3억원에 달하는 이주비를 다시 반환하거나 개인대출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그동안 조합이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분양신청과 함께 이주 및 철거를 함께 진행해 온 탓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으로부터 2억~3억원의 이주비를 받아 이사까지 했는데 조합이 갑자기 사라진다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은행에서 개인대출로 전환하더라도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재건축 사업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기존 시공사(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와의 관계 문제나 추후 사업재개 여부 등이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존 집행부에 반대해온 윤창현 비상대책위원장은 "임시총회 개최를 위한 정족수(2200명)를 대부분 확보했다"면서 "조만간 총회를 열어 기존 집행부를 해임하고 시공사 문제나 사업 재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다시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 일대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가락시영의 사업이 중단되면서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만을 기다리는 꼴이 됐다.

강남구 개포주공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소형.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현행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이 추진되기 어렵다"며 "그동안 막무가내로 사업이 추진돼 왔던 가락시영도 결국엔 이 같은 규제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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