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텅 비었다..시민 70 ~ 80%가 쉬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울산 도심이 텅 비었다. 학교도, 회사도, 약국과 음식점들까지 '휴가중'이란 팻말만 걸어둔 채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이 위치한 울산 동구는 특히 이 같은 공동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6일 동구 전하동 앞. 6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현대중공업과 마주한 이곳은 평소 회사원과 주민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동구 최고의 번화가이지만, 주말을 고비로 한산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16일간 집단휴가를 떠났기 때문이다.
1972년 창사 이래 가장 긴 휴가를 실시한 현대중공업은 최소한의 관리 및 경비직원만 남겨둔 채 아예 공장가동을 멈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여름휴가를 5일에서 9일로 늘렸다. 또 이번 휴가기간 중 노조 창립휴무일이 하루 추가됐고, 토요일과 일요일이 3회(6일) 포함돼 휴가기간이 길어졌다.
현대중공업과 950여곳에 달하는 협력업체 임직원이 10만여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가족까지 포함해 약 40만명이 일손을 놓은 셈이다.
현대차와 납품업체(임직원 가족포함 35만여명)와 미포조선(2만여명)도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8월 초순까지 울산 인구 110만여명 중 70~80%가 휴가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연중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업체가 몰린 남구와 울주군 일원을 제외하고, 울산 중구와 북구와 동구는 '인파 없는 도심'이 연출되고 있다. 호프집 주인 박희수씨(36·울산 동구)는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으니 당분간 문을 닫겠다는 자영업자도 많다"고 말했다.
< 울산 | 백승목기자 smbaek@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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