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 고교생 美명문대 '관문 뚫었다'
-충남인터넷고 3학년 오세엽(19)·김준환(19) 학생 등 美명문대 잇단 합격-
-최병현 교장 설계한 'IT글로벌리더반'서 맞춤형 수업으로 세계무대 진출-
충남 논산에 위치한 한 전문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명이 미국 명문대에 잇따라 합격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세엽군, 박강하 교사, 김준환군, 김영재군.
충남도교육청은 8일 논산시 연산면에 위치한 공립 자율형 특성화 고교인 충남인터넷고 오세엽(18·3년), 김준환(18·3년)군이 미국 피츠버그주립대에 최종 합격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학교 김영재(18·3년)군 역시 아이오와주 부에나비스타대에 지원, 합격통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세계적인 네트워크보안전문가를 꿈꾸고 있는 이들은 심사과정에서 입학사정관으로부터 해당 분야 전문지식과 발전 가능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츠버그주립대 외에 펜실베이나주립대, 애리조나주립대 등 10여개 대학에도 지원을 해놓은 상태로 조만간 최종 합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교진학을 앞둔 중학교 3년 시절 이들의 성적은 반에서 상위 30~40%선에 머물렀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또래 학생이었을 뿐 학업성적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두 학생은 특성화고등학교인 충남인터넷고 입학후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측에서 마련한 '맞춤형 학습프로그램'이 이들에게 학습동기와 성취감을 불어 넣었다.
최병현 교장이 직접 설계한 맞춤형 프로그램은 세계 명문대에서 요구하는 입학기준에 맞춰 학생들을 육성하는 것으로 국제전문자격증, 토플수업, 리더십과정, 봉사활동, 해병대캠프 등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짜여졌다. 이들이 속해있는 'IT글로벌 리더반'은 해외유학반으로 세계 100대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정규과정 외에도 KAIST, 고려대 등 각계 전문가들의 초빙강의와 대학원생들과 함께하는 체험학습 등 다양한 교육과정도 제공됐다.
오세엽군은 "공부하면서 힘들때도 많았지만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어깨를 겨루며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고 말했다.
맞춤형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면서 해외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하는 성적 우수자들의 자발적인 입학도 늘어났다.
오세엽군의 경우 학교생활을 지켜 본 부모, 친척들이 오군의 친동생과 사촌동생을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시켰다. 박강하(50) 영재교육부장은 "몇 년전과 달리 최근에는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우리학교를 지망하는 우수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침체된 전문계고에 불과했던 충남인터넷고의 이같은 '변신'에는 최병현 교장의 열정도 큰 역할을 했다. 평소 IT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지난 2006년 충남인터넷고 교장 공모당시 '특성화된 IT교육프로그램으로 최고의 학교를 만들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인문계나, 전문계 할 것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맘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며 "선생님과 학생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학생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가 마련한 '맞춤형 프로그램'은 이미 선린인터넷고 등 전국 각지의 전문계고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정평이 나 있다.
< 대전/정혁수기자 overall@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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