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사람들이 왜 말을 잘하나 했더니..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우리나라의 국어 교육이 북측보다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북한 사범대 교원인 이희숙 박사는 27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남북 국어교육 및 해외 민족어 교육' 국제학술회의에서 "남한의 국어는 북한보다 폭넓고 많은 지식을 주려고 노력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참고서, 과정 등이 너무 많아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한 권으로 통합해 교과서 안에 과정이 다 있다. 단순하긴 하지만 교사가 수업하기엔 복잡하지 않고 학생들도 쉽게 이해한다"는 것이다.
평가 방식도 문제 삼았다. "남한은 객관식 문제로 평가를 하는데 과연 그 문제를 확고히 이해했는지 의심될 때가 많다"며 "북한은 주관식으로 문제를 풀게 해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답을 할 수 없다"고 비교했다.
교원의 경우 북은 교수요강, 진도표, 교수안이 보장됐고 수준이 통일됐지만 한국은 교사들이 자의대로 수업하고 자질이 높은 교사와 낮은 교사에게서 배우는 학생들의 수준 차가 있다고 짚기도 했다.
남북언어의 동질성을 회복하려면 북의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원, 교과서, 학용품, 학교 시설 등이 한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하다며 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의 언어학자를 비롯해 국문학 교수, 국어 교사들이 자주 만나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국문학 분야에서 먼저 통일성을 보장해 통일의 지름길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 박사에 따르면 북의 국어 교육에서는 '듣기' 과정이 빠져있다. 읽기, 쓰기, 말하기로 이뤄졌으며 특히 읽기와 말하기에 집중한다. 수령 우상화를 부각하면서 읽기를 통해 선전, 선동할 수 있는 말하기를 더욱 숙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이 국어를 교육하는 근본 목적은 수령의 주체사상 구현을 위해 투쟁하는 혁명가 양성에 있다. 구수하게, 흥미있게 가르쳐야 하며 혁명적 문학 작품을 주로 권한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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