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생활고.. '노인 자살' 급증

2008. 5. 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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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80세 이상' 10년새 4배나… 남자가 많아

ㆍ독거 늘고 "자식에 짐 되기 싫다" 극단 선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들이 기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부분 질병과 경제적 문제, 외로움 때문에 극단의 길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60세 이상 한국 노인의 자살사망률은 모든 연령대에 걸쳐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60∼64세 노인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자살률)는 1995년 17.4명에서 2005년 48.0명으로, 65∼69세 노인은 19.2명에서 62.6명으로, 70∼74세 노인도 24.8명에서 74.7명으로 늘었다. 이런 추세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욱 늘어나는 추세로 75∼79세 노인은 27.5명에서 89명으로, 80∼85세 노인은 30.2명에서 127.1명으로 각각 3.2배, 4.2배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자가 여자에 비해 자살률이 훨씬 높았다. 70∼74세 노인을 남녀로 구분하면 2005년 10만명당 자살자수에서 여자는 41.4명에 그친 반면 남자는 125.4명이나 됐다.

노인자살률 증가추세는 일본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졌다. 2002년 자살자 통계를 토대로 5세부터 75세까지 각 연령대를 10살 단위로 쪼개 비교했을 때 청·장년층에서는 일본의 자살률이 한국을 앞섰지만 65세 이상부터는 뒤집혔다. 55~64세에서는 일본이 40.9명으로 32.1명인 한국을 앞서던 것이 65~74세에서는 한국이 42.6명, 일본이 32.1명이었고 75세 이상에서는 한국이 83.4명으로 일본(32.1명)을 2.5배 이상 추월했다.

노인자살률 증가는 경제·사회적 인프라와 크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천의대 임정수 교수는 "노인들이 질병에 걸리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요양보험 등의 제도가 잘 돼 있어 노인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도 노인자살을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 교수는 "노인들이 질병에 걸리면 경제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이 생기고 자살로 이어지는 회로가 생긴다"며 "독거노인은 이런 '자살요인'을 스스로 이겨나갈 힘이 부족해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때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았던 핀란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자살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노인자살 예방을 위해 '우리를 보살폈던 그 손 이제 우리가 잡아드려야 할 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광고를 제작해 13일부터 31일까지 공중파TV를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홍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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