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그녀 '마법소녀' 된 이유? "시간이 거꾸로 흘러요"

뉴스엔 2011. 3. 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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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보경 기자]

그녀는 어쩌다가 '마법소녀'가 됐을까.

3월 18일 방송된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고 주장하는 24살 김민지(가명)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제작진이 김씨를 만난 곳은 길거리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빼곡이 쓰인 종이를 나눠주며 "지구가 거꾸로 돌아갔었다"고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시간이 거꾸로 가는 걸 세상에 알리는 마법소녀라고 소개하는 그녀는 제작진에게 달력을 찍은 여러 장의 사진과 일기장을 보여주면서 "하루 일과가 똑같았다. 신기해 적어놨다. 2010년이 몇 번이나 왔었다"며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나이를 묻는 질문에 김씨는 "24살인데 실제로는 27살 정도 됐을 거다. 시간이 거꾸로 돌아갔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또 "저번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집에 돌아왔다. 딸은 어머니에게도 "달력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딸의 말을 믿는 걸까. 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어머니는 제작진에게 "무당도 찾아가보고 절에서 기도도 해봤다. 낫는다는 건 뭐든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제발 좀 고쳐줬으면 좋겠다. 괴로워서 피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했다. 딸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혼도 내봤지만 상태가 더 나빠질까 두려워 요즘에는 말을 받아준다고 했다.

김씨는 매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을 찾아가 지구가 거꾸로 돈다는 사실을 보여줄 증인이 돼 달라고 부탁하는가 하면 밤에는 잠을 못 이루고 집안을 왔다갔다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3월 12일 생긴 사건 이후로 자신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은 그녀가 대학에 진학해 서울에서 혼자 생활했던 때였다. 당시 원룸에 살던 그녀는 "낮잠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었는데 흔적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녀는 그 일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의 공고문까지 벽에 붙였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웃 사람들이 자신들을 의심하는 거냐며 그녀를 따돌리고 괴롭혔다고. 하지만 제작진이 확인해 본 결과 이 이야기 모두 사실무근이었다.

그녀의 대학동기와 고교동창은 김씨가 평소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한다고 했다. 실제로는 그녀를 욕하는 게 아님에도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괴롭히고 미워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유상우 원장은 최면 요법을 통해 김씨의 증상을 알아봤다. 그는 김씨에 대해 "초등학교 시절에 왕따 경험이 있다. 피해적 사고와 열등감들이 현재 피해망상, 과대망상을 형성하게 되는데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소견을 밝혔다.

지구가 거꾸로 돈다는 김씨의 믿음은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김씨는 병원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불면증 치료도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루빨리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게 그녀에게 주어진 숙제다. (사진=SBS)

김보경 kelly477@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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