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간] ‘망향 4대’ 주름 깊은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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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강제병합 100년' 사할린 시민대회 현장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선포된 지 꼭 100년이 흐른 지난 29일, 15만여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사할린에서 한인연합회가 주최한 '강제병합 100년 사할린 시민대회'가 열렸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땅 사할린. 이제는 백발이 된 징용 1세부터 금발의 머리를 휘날리는 4세들이 뒤섞인 3천여 한인 가족들이 이날 사할린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의 가가린 공원에 모여 일본의 배상과 참회를 촉구했다. 대회는 러시아어로 진행됐다. 후반부에 한인 대학생이 사회를 보면서야 우리말이 흘러나왔다. 한 발언자가 "일본 사람들은 사할린 문제를 모르고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분노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을 향해 '과거사를 청산하고, 사할린 한인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외쳤다. 한국에서 온 가수들이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자 1세와 2세 노인들은 하나 둘씩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에 눈물이 뒤섞인 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유즈노사할린스크/ 김봉규 기자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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