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세계 증강현실

2010. 8. 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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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지금 신문에서 읽히는 '리얼' 현실이 되어버렸다. 자고 일어나면 별천지가 펼쳐지는 요즘이다.

오, 스마트한 세상.

구름이 잔뜩 낀 하늘, 휴대폰을 꺼내 하늘을 향해 비추자 액정 위로 일기예보 정보가 표시된다.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에 가져다 댔더니, 개봉 날짜와 흥행 순위, 시놉시스가 주르르 딸려 나온다. 낯선 길을 걷다 주변 건물을 향해 비추면, 인근 맛집 정보와 할인 쿠폰이 실시간으로 날아온다. SF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제 더 이상 비싼 데이터 통신비를 내며 맛집 정보를 검색하지 않아도 되며, 약도와 쿠폰을 일일이 프린트할 이유가 없어졌다. 우리는 이른바 '증강현실'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AR)은 실제 현실세계에 가상의 물체나 실시간적인 부가정보가 겹쳐진 혼합 현실로, 컴퓨터그래픽 환경을 사용하는 '가상현실'과는 구별되는 용어이다. 1990년 미국 항공기 업체, 보잉사의 톰 코델이 항공기 내부 설계를 설명하기 위해 실제와 가상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 기술에서 비롯되었는데,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가 되면서 실생활 범위로 확장되는 중이다.

그 일례가 증강현실을 적용한 잡지이다. 이러한 잡지 표지에는 사각형 모양 바코드가 인쇄되어 있는데, 이를 웹캠에 비추면 지면 속 광고 모델이 날씨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패션 트렌드를 짚어준다. 삼성당이 출간한 복합형 3D도서 < 공룡이 살아있다 > 또한 마찬가지다. 컴퓨터 웹캠에 책을 대면 공룡이 싸우고 익룡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공룡이 알에서 깨어나고 방향키를 누르면 공룡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증강현실은 집 안 인테리어를 바꾸는 데도 일조한다. 세계적 가구업체 이케아의 '포터블 인테리어 플래너'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그것. 원하는 가구를 고르고 휴대폰 카메라로 가구를 배치하고 싶은 공간을 비추면 자신이 고른 가구가 배치되고 크기와 위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무거운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낑낑거려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범죄 예방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단지 사람을 힐끗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성추행범이나 흉악범, 습관적 사기전과자들을 구별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이 우리에게 그러했듯이, 증강현실은 '정보의 다양성'과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두 얼굴을 지닌 존재이다. 내비게이션의 편리함이 사람들의 공간지각능력을 약화시켰고, 인터넷 검색의 간편함이 사고의 깊이를 떨어뜨렸듯, 증강현실이 가져올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강현실은 이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어버렸다. 지금, 코앞에 다가온 증강현실, 이는 IT에 능한 젊은이들만의,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부들이여, 머뭇거리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증강현실로 퐁당 뛰어들어보시길. 그 속에 당신만의 새로운 길이 숨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기획 | 김현명 기자 *사진 | 김남용,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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