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변협·의료계·약사회 한목소리로 "우려"
정부가 올해 안 확정을 목표로 마련중인 '전문자격사제도의 선진화 방안'을 놓고 벌써부터 의료계와 법조계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문자격이 필요한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를 통해 이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의 시장 중심 정책이 오히려 공익만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최대 쟁점은 전문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과 기업에게도 투자를 허용할 것이냐다. 지금은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로펌이나 병원을 세울 수 있게 돼 있다.
정진영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변호사는 헌법에서 유일하게 명시된 개인 자격증을 가진 직업으로 그만큼 공익성에 대한 요구가 많다"며,"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가 법률회사를 운영하면 소속 변호사들이 돈벌이 중심의 업무를 하게 되고, 그에 따른 부담은 다시 법률 서비스 사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법률 시장이 영국의 대형 로펌 하나보다 규모가 작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법률 시장이 영세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법률 시장의 규모를 키워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인데, 법률 서비스의 공익성은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형근 제주대 의대 교수는 "영리병원이 많은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에 견줘 20% 가까운 의료비를 더 부과했는데, 치료 성적이 좋은 병원은 대다수가 비영리병원"이라고 밝혔다.
비자격자의 투자 허용에 대해 전문자격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그리 이상할 것이 없지만, 반대 의견은 의료관련 시민단체 등에서도 나온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영리병원을 도입하면 병원이 진료보다는 수익을 쫓게 돼 국민 대다수가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의료비 폭등으로 극소수 병원만 배불리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약사회도 일반인과 기업의 약국 개설 허가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대한변리사회는 오는 11일에 있을 공청회에서 일단 정부의 방안을 들어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스비에스 주최 미래한국리포트 발표 행사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를 바꾸기 쉽지 않지만 더는 미룰 수 없으며 우선 교육, 의료, 법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전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도 서비스 산업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기태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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