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빨리 먹는 사람이 '뚱뚱'

2008. 10. 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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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 오사카대 연구팀 조사결과

"보통사람보다 비만 3배 많아"

인터넷 검색사이트 야후의 건강뉴스면에서 가장 앞쪽에 배열되는 기사는 '체중 감량' 관련 소식들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로 세계 비만인구는 4억명에 이르는 것을 보면 수긍이 가는 기사 배치다. '살들과의 이별'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일본 과학자들이 "식사는 가족과 함께 천천히 하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일본 오사카대의 히로야스 이소 교수 연구팀은 30~69살의 남녀 3천여명을 대상으로 식사습관과 체중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음식을 배가 부를 때까지 빠르게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이 세 배나 많았다. 식사를 빨리 하는 남자는 그렇지 않은 남자보다 비만인 경우가 84% 많았고, 여자는 두 배가 많았다. 연구결과는 <영국의학저널> 22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왜일까? 영국 노팅엄대의 이언 맥도널 교수는 음식을 빨리 먹으면 뇌에 미처 포만감이 전달되기 전에 위가 꽉 차버려 과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식사를 하면 산만해져 자신이 배가 부른지를 모르기 때문에 과식할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그는 "세 살 버릇 여든 가지만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다"며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천천히 배가 너무 꽉 차지 않을 정도로 먹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오리건연구소의 에릭 스타이스 박사는 음식이 맛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물질인 도파민이 잘 분비되지 않는 사람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어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상'을 받으려고 음식을 필요 이상 먹게 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이 14~22살 여성 76명에게 밀크셰이크를 먹게 하면서 자기공명촬영(MRI)을 해보니, 뚱뚱한 사람들의 도파민 분비가 눈에 띄게 적었다. 뇌의 등쪽줄무늬체(배부선조체)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 이들에게 도파민 수용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임을 연구진은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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