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라운지]장갑차..철망..'통제·금지 올림픽'

2008. 8. 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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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건 장갑차 아냐?'

5일 밤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떠나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다 낯선 물체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얼룩덜룩 '국방무늬'에 기관총을 장착한 장갑차 몇 대가 길가에 대기하면서 살벌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게 아닌가. 8일 열릴 개막식 행사를 연습하고 있는 올림픽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의 평화로운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평소 시민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대기하던 장갑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마침 이날이 개막식 행사의 최종 리허설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란다.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최종 리허설 진행에 필요하다며 주경기장 일대 도로를 모두 통제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의 안전을 위해 65억달러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테러 방지에 장갑차를 동원하고 주경기장 인근에는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폭탄제거 로봇, 휴대용 X선 검사기 등 각종 첨단장비도 동원했다. 그럼에도 지난 4일 신장에서 발생한 테러는 개막식을 앞둔 그들을 조바심나게 하고 있다.

올림픽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사에서 무장경찰을 본 게 처음은 아니다. 2004년 아테네에선 아랍계 테러 단체의 위협이 계속되자 주요 경기장과 프레스센터 주변엔 무장경찰이 소총을 들고 경계를 섰다. 양궁장 인근에 위치한 군부대에는 지대공 미사일이 촘촘히 배치됐고, 장갑차 또한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일반 시민에게 위압감을 주는 장면을 노출하진 않았다.

사회주의국가에서 올림픽을 하다 보니 대중에 대한 통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우선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종목별 경기장에 대한 접근 문제다. BOCOG는 경기장이 밀집한 '올림픽 구역' 전체를 철망으로 겹겹이 에워쌌다. 경기장까지는 대회 공식 승인차량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다. 길목에 이중 삼중의 철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경기장도 여러 곳이다. '이렇게 경비가 철저하면 일반 관중은 어떻게 경기를 보러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은 외국 언론에 대한 통제로도 구설에 올랐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인권 및 티베트 관련 사이트를 못 열도록 인터넷 접속을 제한했다가 항의를 받고 일부 제한을 풀었다. 톈안먼을 배경으로 방송 리포트를 하려면 24시간 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외국 언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5일 열린 IOC 공식브리핑에선 이와 관련한 질문과 항의가 쏟아졌다. IOC 대변인은 "이건 분명히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개막도 안했는데 각종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8일 올림픽이 시작되면 또 어떤 통제와 금지, 그에 따른 불만이 이어질지 모르겠다.

<김경호기자 jerom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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