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解說)>뉴코아 부도 위기 배경

1997. 10. 20. 16: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聯合)) 金鍾鉉기자= 차입에 의한 과잉.중복투자가 뉴코아그룹(회장 金義徹)이 부도 위기에 몰린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8년 슈퍼마켓에서 출발한 뉴코아는 18년만인 지난해 계열사 17개, 자산총액 2조8천29억원, 재계 순위 25위의 재벌로 초고속 성장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뉴코아는 자고나면 한 개 점포씩 백화점과 킴스클럽(할인점)을 개점하는 왕성한 출점 전략으로 유통업계에서는 `도깨비 기업' `붕어빵 제조 기'로 통해왔다.

바로 이러한 `믿기 어려운' 점포확장이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한 개 점포를 내면 이를 담보로 은행빚을 얻어 또다시 점포를 늘리는 `모래성 쌓기'를 계속해왔다.

지난해연말 기준으로 부채총액 2조5천9백12억원, 부채비율 1천2백24%로 자기자본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실기업이 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94년까지만해도 점포수가 백화점 8개에 머물렀던 뉴코아는 95년 10개(백화점 3개.할인점 7개), 96년 6개(백화점 2개 할인점 4개), 올 상반기 7개(백화점 3개. 할인점 4개)를 여는 등 불과 2년 6개월만에 23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그러나 한보.삼미 부도사태 이후 금융권이 얼어붙어 은행 차입이 끊기면서 어음결제에 급급, 연초부터 부도설에 휩싸였고, 이것이 종금사 등 금융권의 자금 상환압력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연명해왔다.

점포수가 많아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하루 60억∼1백억원의 현찰이 있었기에 이런 상황속에서도 지금까지 버텨왔다. 자금회전이 어려운 일반 제조업체라면 이미 벌써 무너졌을 것이라는데 대해 뉴코아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중복투자도 경영부실화를 부채질했다.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분당에 6개(백화점 3개 할인점 3개), 일산에 3개(백화점 1개 할인점 2개)의 점포를 열었으나 매출 부진으로 제살깎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뉴코아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자금난이 가중되자 대출여력을 넓히기 위해 지난 1월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을 6백1%로 낮췄고 지난 5월에는 17개 계열사를 연말까지 5개사로 통폐합하고 신규사업을 중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그룹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또 협력업체 어음결제일을 종전 20일에서 80일로 연장하고 백화점 장기세일을 계속하는 한편 일부 부동산을 매각해 3천억원이 넘던 종금사 부채를 1천1백억원까지 줄이는 등 부도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金회장의 독특한 경영스타일이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지적되고 있다.

金회장의 소같은 근면 성실과 청렴, 일에 대한 집념은 그룹 내부는 물론 재계에도 익히 알려져있지만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감'에 의한 기업 경영과 자기 소신에 대한 집착으로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인인 故 金炯鍾씨가 창업한 한신공영에서 `땅'에 대한 감각을 익힌 金회장은 부동산에 대한 집념으로 지난해부터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도 구조조정에 과감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부도설 심화로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도 금융권이나 그룹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와 평촌, 서울 응암동 등 5개 점포 신축공사를 계속하면서 월 1백30억∼1백40억원을 쏟아부어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우를 범했다.

뉴코아는 20일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화의를 신청해 회사를 회생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본점 등 일부 점포의 매각 등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