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흑인폭동속 흑인코미디 코스비 종영

1992. 5. 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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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聯合)) 박정찬특파원=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수십년래 최악의 흑인 인종 폭동으로 미국(美國)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한 흑인가정에서 일어나는 얘기로 美 TV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코스비 쇼"가 30일밤 마지막 회를 끝으로 8년만에 막을 내렸다.

한국에서도 "코스비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상당한 인기속에 방영된 이 프로는 흑인 상류계급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한 시츄에이션 코미디物로 전 미국인이 인종을 초월해 즐겁게 지켜볼수 있었던 인기 프로였다.

뿐만아니라 코스비 쇼는 세계 각국 방송국이 이 프로를 구입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흑인들이 마약과 가난의 대명사가 아니라 훈훈한 인정과 가족간의 유대를 누구보다 실천하는 사람들일수도 있다는 점을 부각 시키는데 기여해 왔다.

따라서 29일 발생한 로스앤젤레스의 흑인 인종소요와 코스비 쇼의 終映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그동안 흑인가정을 통해 전달됐던 달콤하고 이상적인 꿈이 깨어져 시청자들을 일시에 현실로 되돌아 가게하는 계기를 제공한 느낌이다.

코스비의 미국내 인기는 6년전 플로리다에서 경찰에 체포된 어떤 강도가 자신이 들키지 않고 남의 집에 들어가 마음대로 털수 있었던 시간은 가족들이 TV에 빠져들었을 때였고 그 중에서도 코스비 쇼 시간은 절대 안심 시간대 였다는 사실을 경찰에 실토한 것으로도 잘 알수 있다.

이 프로는 한 때 다른 주요 네트워크에 뒤져있던 NBC의 주가를 크게 올리고 인기 절정에 있었던 87년 1월22일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車구입 하는데 데려고 가 일어난 일을 극화한 방송은 무려 8천2백만명의 미국 시청자가 지켜본 기록을 세웠다.

NBC는 30일 마지막 회 방송시간에 아들 테오의 대학 졸업식을 소재로 한 내용을내 보냈다. 이같은 상황설정은 코스비의 첫 회 분에서 아버지 헉스터블이 아들의 성적표를 보고 실망하자 아들이 자기는 대학에 가지 않을 것이니까 좋은 성적이 필요없다고 대드는 장면을 대조적으로 마무리 하는 셈이 된다.

엄청난 인기와 함께 많은 화제를 낳았던 코스비가 미국 TV에 남긴 긍정적인 기 여는 여러측면에서 평가되고 있다.

우선 이 프로가 방영되기 전에 정형화 되었던 흑인들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었고 가정의 가치와 아버지의 목소리를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일깨워 주었다는 평가다.

특히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야단을 칠 때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주었으며 아이들이 높은 인생의 목표를 세우도록 강조하는 부모의 입장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가정과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최악의 상태로 떨어졌다는 비판이 들리는시점에서 헐리우드식과는 판이한 잔잔한 홈 코메디로 코스비가 사회에 기여한 공로는 널리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스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없지는 않다.

아마 유일한 비판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코스비 가족이 흑인들의 생활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비 가족은 일반 흑인 가정이 되기에는 너무 부유하다는 얘기다. 그점이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빌 코스비를 아프게 찌르는 대목이 될 것이다.

30일 흑인 인종소요의 현장 뉴스를 지켜본 뒤 곧 바로 코스비의 마지막 회를 지켜본 미국 시청자들은 흑인이든 백인이든 묘한 감상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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