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 안 올린다던 수공, 해마다 3%씩 인상 계획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년부터 매년 3%씩 물값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른 물값은 고스란히 수도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물은 수자원공사가 공급하지만 수도요금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한다.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한 수자원공사는 2007년 16%이던 부채비율이 올 6월 말 101.8%로 높아졌다. 부채가 6월 말 현재 10조원에 달해 매년 내는 이자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4대강 사업 참여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더라도 물값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당 김진애 의원(58)은 22일 수자원공사의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이 입수한 수자원공사의 '중장기전략경영계획(2010~2019년)'을 보면 광역상수도와 지방상하수도 수도요금을 2012~2019년까지 매년 3%씩 모두 27% 올리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2년마다 물값을 5%씩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매년 3%씩 물값을 올릴 경우 전체 영업이익은 2012년 3090억원으로 늘어난 뒤 이듬해부터 매년 1000억원씩 증가해 2019년에는 1조1924억원이 된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5.2배 늘어나도록 경영계획이 마련돼 있다. 김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 참여로 부채가 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자 물값을 올려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희망사항을 밝힌 것일 뿐 4대강 사업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물값 인상을 추진했지만 물값은 7년째 동결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홍인표 선임기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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