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야기] MVP 놓친 로페즈 "한국 정서 이해 안돼"

2009. 10. 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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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여 가까이 진행된 '가을 잔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짜릿한 명승부가 이어지면서 KIA가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습니다. 사인 훔치기에 벤치 클리어링, 한국시리즈 첫 감독 퇴장 등 해프닝도 많았던 한국시리즈였죠. 그라운드 안팎에선 각종 에피소드와 뒷이야기가 유달리 풍성했습니다.

 ★...KIA 로페즈가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MVP에 뽑히지 않자 단단히 화가 났다고 하네요. 7차전이 끝난뒤 기자단 투표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나지완이 MVP에 선정됐는데요. 1, 5차전 승리 투수에 7차전에서 1이닝 완벽투를 선보인 로페즈는 내심 MVP를 기대한 듯 합니다.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MVP는 누구?"라고 물었을때도 KIA 팬들은 로페즈를 연호했는데요. 막상 수상자는 나지완으로 발표가 된 거죠. 마음이 상한 로페즈는 시상식 이후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즉석 축하쇼에 참여하지 않고, 덕아웃에 통역과 함께 홀로 앉아 있었는데요. 로페즈는 "한국에서의 이같은 정서를 이해 못하겠다"고 통역에게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정몽구 회장 "야구단 자랑스러워"

 ★...현대ㆍ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이날 자택에서 TV를 통해 우승 순간을 지켜봤다고 하는데요. 우승 뒤엔 축하연에 참석한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수단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죠. 정 회장은 "정말 감사하다. KIA 야구단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도록 당부했다고 하네요.

망연자실 SK 선수단 그라운드만 응시

 ★...KIA의 우승이 결정된 순간 SK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박정권은 홀로 덕아웃 난간에 걸터앉아 KIA 선수들의 환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아쉬움과 함께 분노마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힘이 빠진 모습은 김성근 감독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감독 자리 뒤쪽의 벤치에 앉아 역시 그라운드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단 관계자나 취재진이 곁에 오면 "수고했다"며 악수를 했지만 목소리에서는 아무 힘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 잡았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SK는 망연자실한 눈빛, 한숨, 그리고 눈물의 범벅이었습니다.

최태원 회장 "자랑스럽다" 위로 만찬

 ★...SK 최태원 회장이 3연패를 놓친 선수단을 오히려 위로했습니다. SK는 한국시리즈 7차전이 끝난 후 숙소였던 워커힐 호텔에서 만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3연패한 것과 똑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만큼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SK가) 3연패한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 기세를 몰아 4연패에 도전하자"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7차전까지 갔지만 아쉽게 우승을 내준 선수단에는 모기업 회장의 격려가 큰 힘이 될 것 같네요. 게다가 김 감독은 "지금껏 야구를 내가 한다고 생각했는데 올시즌은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고 내가 선수들로부터 많이 배운 것 같다"며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6차전때 800만원짜리 식사 날려

 ★...KIA가 7차전 우승으로 800만원을 허공에 날렸습니다. KIA는 5차전 승리로 3승2패가 되자 6차전 승리에 대비해 숙소인 호텔에 '우승용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약 800만원 어치였습니다. 미리 준비해야하는 대규모 식사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하지만 결국 KIA는 6차전에 2대3으로 패하며 승부는 7차전으로 넘어갔습니다. 6차전에 패한 KIA 선수단은 잘 차려진 음식을 포식할 기분이 아니었죠. 먹는둥 마는둥 입만 댄 음식이 산더미처럼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7차전에 또 한번 음식 준비를 해야했는데 만일 패했더라면 더욱 아깝게 느껴질 뻔 했습니다.

분석 자료 날리며 우승 세리머니

 ★...KIA 황병일 타격코치의 우승 세리머니가 독특했습니다. 황 코치는 우승 확정 뒤 덕아웃에서 개인 사물을 챙기다 말고 분석자료 뭉치를 양손에 들어 허공에 날렸습니다. 현미경 전력 분석의 SK에 7차전까지 맞서느라 데이터와 씨름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순간, 상징적인 해방감의 표현이었죠.

  < 정리=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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