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를 놓고 미국의 지연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북·미 대화와 관련, "우리는 지금 숙고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때가 되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대변인은 "확실히 중요한 논의를 이끌지 않는 대화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도 했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가시적 조치와
6자회담 복귀 약속 등이 없으면 북·미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미국의 단호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라는 또 다른 위협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미국은 미동도 하지 않는 상태다. 미국은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내 정치 상황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집권 민주당이 버지니아와 뉴저지 2곳의 주지사
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북핵 문제 해법에도 신중론이 다시 힘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성과에 대한 분명한 약속 없이 북한을 섣불리 만났다간 공화당 등 보수 세력으로부터 역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미 대화 시점에 대해 이달 말이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사그라지고 '12월설' '연내 불가설' 등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지공 작전에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자존심을 꺾고 대화에 나설 용의를 비쳤음에도 진전이 없자 다른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북·미 대화는 더 힘들어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한발 더 나간 유화책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등 3명이 오는 21∼24일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5일 "프리처드 소장과 니콜 피네만 KEI 학술연구부장,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 등 3명이 이달 말 개인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 당국자들과 핵 문제 등을 논의한 뒤 그 결과를 미 정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북·미 대화를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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