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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정부 “작년 물가관리 잘했다” 20여명 포상

국민일보 | 입력 2009.02.13 18:42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전라

 




정부가 '물가안정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공무원을 비롯한 20여명에게 훈장과 포장 등을 무더기로 수여한 사실이 13일 확인됐다. 상을 상신한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최고상인 훈장을 받고, 지역물가가 가장 높은 자치단체가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였다. 국민들은 고(高)물가로 고통받고 있는 사이에 공무원들은 '포상잔치'를 벌이고 이를 은폐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지난해 12월 '2008년 물가안정 유공 포상 대상자'를 확정하고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재정부에서 물가 관련 업무에 종사한 공무원 17명과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등 유관기관 직원 4명, 경북도와 강원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 2곳에 총 23개의 상을 줬다. 수여된 상은 상훈법에 의거한 훈장과 포장, 그리고 정부표창규정에 따른 표창 등 세 종류였다.

이 과정에서 재정부는 가장 격이 높은 '홍조근정훈장'을 재정부 박모 국장급에게 수여했다. 홍조근정훈장보다 3등급이 낮은 근정포장은 농식품부 전모 사무관과 경남도 이모 주사가 받았다. 총 21개 기관이 수상자를 냈지만 2명 이상의 수상자를 배출한 곳은 재정부와 농식품부 2곳뿐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7.5% 이후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 평균 3.7%보다도 1%포인트가 높았다. OECD 30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회원국은 아이슬란드(12.7%), 터키(10.4%), 체코(6.3%), 헝가리(6.0%) 등 5개국뿐이었다. 물가안정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에게 상을 주기엔 민망한 결과다. 그래서인지 재정부는 매년 물가안정 유공자 포상시 보도자료를 내 왔지만 올해에는 보도자료를 아예 내지 않았다.

수상자들의 자격도 의문시됐다. 각각 대통령표창과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경북과 강원도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5.3%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았다. 기관 표창 대상자 선정기준 중 지역물가동향은 전체 배점의 50%를 차지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시장 자율에 맡겨지면서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없어져 물가관리에 어려움이 커졌다"며 "물가 관리하느라 고생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운영해온 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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