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106년 전 한 어머니의 단호한 편지

권재경 에디터, 권영인 기자 입력 2016. 2. 14. 16:15 수정 2016. 2. 14. 22: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6년 전 오늘, 일제에 맞서다 사형선고를 받은 아들에게 단호한 편지를 썼다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호랑이처럼 강인했다는 이 여성…. 그녀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조마리아 여사’입니다. 김구 선생의 어머니였던 곽낙원 여사와 함께 그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순국한 안중근 의사. 굽힘 없이 치열했던 그의 저항 뒤에는 묵묵히 지원해주신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아들의 선택을 지지해줬습니다. 독립운동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아들을 붙잡지 않고 오히려 독려했습니다. 아들을 보낸 뒤 본인 또한 구국활동에 힘을 보탰습니다. 자신의 모든 패물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녀는 실의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염원한 아들의 뜻을 그대로 이어나갔습니다. 1919년, 조국을 떠나 상해에 정착한 그녀는 독립운동가들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을 때 때론 달래고 때론 꾸짖는 어머니처럼 훌륭한 리더십까지 보였습니다.
독립운동 지원 사업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만든 상해재류동포정부경제후원회에서 여성 정위원으로까지 뽑혀서 독립투사들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상해에 온 지 8년이 지난 1927년 7월 25일. 아들이 목숨을 바치며, 자신이 평생을 바치며 간절히 바랐던 조국 독립은 결국 보지 못하고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죽음 앞에 당당하라고 추상 같은 단호함을 보였던 그녀도 누구보다 자상하고 온화한 어머니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죽음을 두려워 말라던 단호함도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권재경 에디터, 권영인 기자subusunews@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