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원회 '천일 동안' 약자 위한 대장정

2016. 1. 28. 17: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정치BAR_이승준의 핑퐁_더민주, ‘을 지키기’ 성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가 중재해 대기업과의 갈등을 조정한 뒤 입당을 결정한 중소기업인들한테서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을을 지키는 길 위원회)’가 활동 1000일을 맞았다. 정당은 ‘위원회 공화국’이다.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하지만 곧 ‘특위’는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여야 모두 당내에 수십개의 ‘유령’ 위원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3년 남양유업 ‘갑질 논란’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을지로위원회는 1000일 동안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우원식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을지로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계약문제, 불편파견·도급 문제 등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방식의 활동모델을 택했다. 사안마다 담당 의원을 정해 일시적 활동이 아닌 지속적인 문제 해결을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전통적인 노동 문제를 넘어서,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이 본사와 맺는 불공정한 계약(물량 밀어내기, 인테리어 비용 전가 등)을 꾸준히 발굴하기도 했다.

현재 더민주 기초의회에서도 을지로위원회 모델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개별 사안의 해결을 넘어 우리 사회 구조적인 ‘갑을 문제’를 바꾸는 노력으로 연결하는 것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또 이들의 활동이 더불어민주당 당 차원의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기업들은 이들의 활동에 대해 “정치가 기업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반발하기도 한다.

을지로위원회는 문제가 해결될 때마다 ‘을 살리기 신문고’게시판에 꽃을 달았고, 게시판은 현재 꽃으로 가득하다. 1000일을 맞은 을지로위원회는 그동안 달아온 ‘꽃’을 백서에 담아 28일 발간했다.

1000일의 시간을 걸어온 만큼 을지로위원회는 흔적도 많이 남겼다. ‘숫자’로 그들이 흘린 땀을 살펴본다.

1만3057 : 이동 거리(㎞)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정세균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씨앤앰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현장을 방문해 고공농성 노동자들과 악수를 하며 격려를 하고 있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우원식 의원 등 을지로위원회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는 구호를 내세운다. 광화문 전광판 고공농성 현장, ‘염전노예’로 문제가 된 전남 신안군 신의도의 염전, 경남 거제도의 골리앗 크레인 등. 모두 을지로위원회가 찾은 곳이다.

960 : 프로그램 횟수

냉각기전자부품 제조사인 하영브이아이티의 배흥진 대표(왼쪽 둘째)가 19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국회에서 연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회에서 납품계약을 맺었던 동부대우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의 특허 침해와 협력업체 가로채기 등의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을지로위원회는 “총 337회의 간담회와 203회의 기자회견, 당사자 간 교섭진행 103회, 법률상담 87회, 토론회 67회, 사례발표 40회 그리고 126회의 현장방문 프로그램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62 : 당사자 합의 통한 문제 해결 건수

을지로위원회는 62건의 문제에서 당사자 간의 합의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55와 14 : ‘을’ 위한 법안

우원식 최고위원(오른쪽 여섯째)을 비롯한 은수미 의원(오른족 다섯째)과 진선미 의원(오른쪽 넷째)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삼성동 국순당 본사 앞에서 열린 국순당피해대리점협회 주최 규탄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을지로위원회는 남양유업방지법, 생활임금법, 건설불공정개선법 등 ‘을을 위한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55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14건의 법안이 통과됐다. 상가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를 명문화한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민병두 의원 대표발의)’ 등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3000 : 입당한 ‘을’들

지난해 8월31일 을지로위원회와 함께한 영세상인·비정규직·가맹점주 등 3000여명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공식 입당했다.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이 정당의 기반을 다지는 성과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최근 한국의 정당은 선거용 동원 당원이 대부분으로 자발적 당원 가입이 드문 상태다. 당시 입당 기자회견에서 인태연 전국 을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정치가 약자에게 등을 돌리고 강자의 편에 서려고 해도 정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할 수 없다”며 “을지로위원회의 진정성은 입당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다.

우원식 을지로위원장은 ‘백서’ 발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을지로위원회 1000일의 여정은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정당은 어떻게 신뢰를 받는 세력이 될 수 있는지, 우리당이 승리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감히 확신합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 정치BAR 페이스북 바로가기
◎ 정치BAR 텔레그램 바로가기

<한겨레 인기기사>
김종인 독주 체제, ‘브레이크’가 없어 위험하다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백민주화씨, 네덜란드서 1인시위
누리과정 예산 어디에 썼냐 묻거든, 대통령이 안줬다고 전해라~
[화보] 축구대표팀,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역사 훑어보기
[화보] 사람 잡는 키스…꼭 이렇게까지?

공식 SNS [페이스북][트위터] | [인기화보][인기만화][핫이슈]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