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청소년 쉼터

2014. 9. 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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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학대 등으로 집을 나온

가출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곳.

바로 청소년 쉼터입니다.

하지만 이 쉼터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혐오시설로 인식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위치한 한 청소년쉼터.

최근 이전할 장소를 찾지 못해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재개발사업으로 다음 달까지는

자리를 옮겨야 하는데,

가출청소년들이 드나든다는 이유로

번번이 임대를 거부당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

"애들은 눈으로 보는 게 반이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좀 그렇죠."

인근의 또 다른 청소년쉼터.

학원 밀집지역에 위치해

강사와 학부모들의 항의가 잦습니다.

학원 건물에서 흡연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귀중품이 없어지면,

의심의 눈초리가 이곳으로 향합니다.

쉼터 관계자

"메이커 신발이 없어지거나 물건 없어지면 여기로 쫓아와서

물어보고, 저희가 당연히 가져갔다는 식으로

(쉼터) 애들 신발 검사하자……."

이런 갈등이 생기는 건

청소년 쉼터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쉼터를 설립하는 민간 법인이 공간을 구하려고 해도

지역 주민의 반대로 벽에 부딪히기 일쑵니다.

쉼터 인근 주민

"걱정되죠. 부모 된 입장에서는 항상 걱정이 되죠.

저러면 안 되는데……."

정부에서는 운영보조금만 지원할 뿐

이 문제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학원가나 주택가 한 편에

몰래 자리 잡는 쉼터들이 많습니다.

오수생 원장 / 푸른꿈청소년쉼터

"임대를 하려고 하면 혐오시설이다, (가출한) 아이들이 있으니까

주변 집값이 떨어진다, 이 아이들이 오니까

장사가 안 된다, 주변 학원이 잘 안 된다 이러기 때문에……."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청소년 쉼터는

모두 109곳.

22만 명에 달하는 가출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공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이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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