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옆 '4대강 준설토'..주민들, '빨래도 못 널어' 고통
[앵커]
충남 부여에 한 마을에는 4대강 사업 당시 퍼낸 준설토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주민들은 피해가 커서 해결해달라고 관련 부처에 민원을 냈습니다. 잠시 뒤 리포트에서 보실 텐데요. 관련 부처들은 하나 같이 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대체 누구의 일입니까.
대전총국 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산더미처럼 쌓인 흙을 퍼내 골재로 판매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중장비들이 움직일 때마다 뽀얀 모래 먼지가 가득 일어납니다.
이곳 준설토 적치장은 민가에서 불과 2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마을 30여 가구가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논밭 작물엔 모래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마을 도로 주변엔 모래가 수북히 쌓였습니다.빨래도 마음대로 못 널어 비닐로 덮어야 하고, 장독대는 열어둘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먼지를 막기 위해 설치한 방진 판넬도 중간중간 빠져 있어 무용지물입니다.
[김광/충남 부여군 규암면 : 어찌해서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에다가 이렇게 골재를 쌓아뒀는지…]
주민들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크다며 수차례 민원을 냈지만, 관련 부처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준설토 적치장의) 설치 주체는 국토부고, 신고 등은 지자체가 하도록 돼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4대강) 사업은 끝났고요. 준설토는 지자체에서 처리를 해야 합니다.]
[부여군 관계자 : (관리 주체는) 시공사이기 때문에 방진시설을 다 갖춘 다음에 사업을 해야 하는 거죠.]
대규모 국책 사업 뒤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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