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반인 실종자 가족 "합동분향소에 학생·교사만.."

손석희 입력 2014. 4. 28. 22:55 수정 2014. 4. 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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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몰한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140여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학생들 수가 많다 보니 일반인 탑승객 가족들은 본의 아니게 어찌 보면 위로를 덜 받아온 측면이 있지요. 언론의 관심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일반인 실종자 가족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어떤 부분인지, 가족 중 한 분을 모시고 직접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실종자 가족 되시는 지성진 씨가 지금 제 옆에 나와계십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나와주셔서.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감사합니다.]

[앵커]

실종자 가족분들이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28일) 꼭 한번 나와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뭘까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제가 불합리하다는 점을 느낀 게 있는데요. 사고 당시부터 언론 속보에는 학생들 전원구조라는 문구만 떴고.]

[앵커]처음에 잘못된 정보가 나갔죠. 그건 정부에서 처음에 그렇게 나갔으니까.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일반인에 대해서는 보도가 그런 게 안 나왔고요.]

[앵커]

처음에 얘기 나올 때도 학생 전원 구조였죠.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물론 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많이 가다 보니까 학생들이 나이도 어리고 하니 관심이 많이 가는 건 아는데 그래도 다른 일반인 실종자들도 누구의 부모고 아들, 딸이고 형제, 동생인데 너무 보도 형태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런 보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은 사실 많이 서운하고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앵커]

그럴 것 같습니다.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대변하고자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앵커]

물론 아주 꽃 같은 어린 학생들이 많아서 저희 언론들도 그쪽에 관심을 갖고는 하는데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당연하죠. 저도 부모 된 입장으로서 내 아들, 딸이 물속에 있다고 하면 얼마나 비통하고 심정이 참혹하겠습니까? 저희도 그걸 이해하기 때문에 가급적 학부모 의견에 다 좇아서 다 따라가고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앵커]

모든 결정상황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가능하면 학부모들…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엄마, 아빠 된 입장의 그 마음을 아니까요. 저도 참 비통하고요.]

[앵커]

배에는 가족분 중에 어느 분이 타고 계셨습니까?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제 여동생 부부랑 여동생 아들 2명, 총 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앵커]

이미 보도가 됐는데 요셉이죠. 그러니까 살아남은 조카죠?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네, 조카입니다. 8살 된 요셉. 초등학교 입학한 지 한 달 되었고요. 현재는 서울 병원에서 치료차 입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는 혼자 살아남았고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앵커]

아버지가 아직 실종 상태로 계시죠.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큰 조카랑 여동생의 시신은 찾아서 서울로 지금 이송해서 안치된 상태고요. 아빠를 못 찾아서 아직까지 여기 진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앵커]

아까 잠깐 말씀하셨는데 물론 이제 학생들 희생자가 너무 많아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그런데 일반 승객들 같은 경우에도 나름의 의견도 있으실 테고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제가 학부모님 마음이 워낙 원통하시니까 다 이해하고 지나가는데요.]

[앵커]

말씀하시기 참 힘드실 것 같습니다.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제가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합동분향소만 해도 지금 학생들하고 교사들만 이렇게 위패랑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그렇습니다. 일반인 희생자도 제가 알기로는 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실종되고 그런 상태인데요. 그분들도 같이 조문받고 같이 가족들도 위로받고 하면 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앵커]

그게 이름은 합동분향소인데 선생님들하고 학생들 위패만 이렇게 모셔져 있고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지난주에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가 체육관에 계셔서 제가 항의 아닌 항의를 한번 했어요. 거기 합동분향소인데 왜 학생들이랑 교사분들만 거기 모시게 돼 있느냐, 그래서 지금은 제 동생도 영정이 모셔져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사실 합동분향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일반 승객들도…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그런 부분들도 빨리 시정이 돼서 같이 자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사실 이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 대책본부도 많이 생기고 중앙이라는 이름이 붙은 대책본부만 해도 현재 5개가 넘었다고 얘기가 나왔는데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사고 첫날 저는 처음에 안심했어요. 저는 학생들 전원 구조됐다기에 사람을 학생들하고 일반인 가려서 구조하지는 않을 거니까 그러면 제 동생 가족들도 다 구조가 됐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구조가 됐으면 연락이 올 건데 3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저도 부랴부랴 그때부터 최소한 전화를 한 20통 이상 걸었어요. 정부부처, 중앙재난본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전라남도청. 서로 다 모르더라고요. 구조자 명단도 없고 그래서 제가 전화를 한 20통 가까이 돌렸는데. 진도군청에 전화해서 살아남은 요셉이의 구조자 명단을 확인했고요. 제가 현장에 부랴부랴 내려오게 됐습니다.]

[앵커]

동생가족 탑승소식은 언제 아셨습니까? 원래 알고 계셨나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전혀 몰랐고 저희 어머니만 알고 계셨는데 저희 어머니가 집에 계시는데 큰 조카, 현재 사망한 5학년짜리 큰조카인데요, 제가 확인해 보니까 8시 59분에 전화가 왔더라고요. 어머니한테 지금 배가 침몰하고 있으니까 "할머니가 기도해 달라."라는 전화를 했었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가 저한테 연락을 하셔서 제가 그때 알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 실종자 명단이 아직 공개가 안 되고 있습니다.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지금 안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사고 난 첫날 학생들은 학부모님들이 다 수학여행 떠난 사실을 알기 때문에 따로 연락을 취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반인 승객들은 공개가 안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인 실종자 공개가 안 되다 보니까 시신이 발견되고 6일 만에 가족이 찾아오는 그런 일도 있습니다.]

[앵커]

왜 그렇게 공개가 안 되는 걸까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그게 이제 학부모님들이 아들, 딸 이름을 방송에서 보게 되면 마음이 아프시니까 그런 건 방지하려고.]

[앵커]

그건 뭐 저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한데요.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충분히 이해했고요. 지금이라도 좀 지금 연락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안산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그러면 일반 승객들이 지금 다 이렇게…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거기는 아직도 없습니까?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네,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시기 어려운 말씀이셨을 텐데요, 저희들한테도 사실 그렇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청자 분들이…

[지성진 씨/일반인 실종자 가족 : 저는 언론이나 방송에도 불만이 많았어요. 어떤 국민들은 심지어 학생들만 희생된 줄 아는, 그렇게 알고 있는 국민들도 있거든요. 물론 학생들도 많이 희생됐지만, 일반인 승객들도 많이 희생되고 현재 실종 상태니까 그분들한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앵커]

사실은 저희들한테 그런 많은 요청이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어려운 걸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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