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세기 오빠들

2014. 1. 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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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 누구예요?" 우리에겐 오빠, 90년대생에겐 그냥 아저씨! 그때 그 시절, 우리를 잠 못들게 한 90년대 오빠들을 소환한다.

1< 질투 > (1992년) 최수종

무게 있는 왕 연기 전문가인 줄로만 알고 있지만 < 질투 > 시절 최수종이야말로 멜로의 황태자로 통했다. 일, 사랑에 적극적인 대학생 '영호'로 톡톡 튀는 신세대 하경( 최진실)과 뭇 여대생들의 사랑을 '몰빵'으로 받았다. 전형적인 터프가이, 돈 좀 있는 집안 아들과 거리가 있는 이웃집 오빠 같은 친근함.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편안함이 당시 최수종의 최고 무기였다. 참고로 한때 그는 밉지 않은 깨방정,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폭소케 한 < 최수종 쇼 > , < 일밤 > 의 잘나가는 MC이기도 했다. 공중전화로 데이트 약속을 잡고 현관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메시지를 전한 하경과 영호의 아날로그식 사랑법은 지금 봐도 풋풋해 사랑스럽다.

2< 마지막 승부 > (1994년) 장동건

조각 미남 장동건의 미모(?) 그리고 인기는 < 마지막 승부 > 에서 꽃이 폈다. 남대생들이 죄다 그의 스타일을 좇아 헐렁한 농구 점퍼를 일상복처럼 입었을 정도. < 슬램덩크 > 와 함께 대한민국 농구 붐을 일으킨 화제작에서 그는 반항아 기질 농후한 농구 꿈나무로 머리보다 몸이 앞서는 다혈질 '철준'을 연기했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동민( 손지창)과 농구 그리고 다슬이( 심은하)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남자라면 스포츠 그리고 농구'란 생각을 처음 하게 해준 우상. 그해, 농구대잔치에선 연세대가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했고 간판선수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은 우리 시대 최고의 '별'로 기록됐다.

3< 느낌 > (1994년) 손지창

' 오연수남편', '성공한 이벤트 회사 CEO'란 설명은 연기자 손지창에겐 실례다. 한때 그는 ' 현빈'급 인기를 구가했던 잘나가는 청춘 스타로 외모, 노래, 연기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 마지막 승부 > 에 이어 주연으로 캐스팅된 < 느낌 > 에선 김민종, 이정재와 삼형제로 출연, 당대 최고의 미남 3인방으로 명성을 떨쳤다. 훈훈한 외모도 근사했지만 매사 자신만만한 그에겐 뭘 맡겨도 잘할 것 같은 '만능맨' 느낌이 있었다. 책임감 있는 맏이, 어디서든 사랑받는 리더 스타일의 전형이었달까. 삼형제의 인기와 별개로 메가폰을 잡은 윤석호감독의 빼어난 영상미, X세대의 기호를 세밀하게 묘사한 디테일함으로 드라마 자체로도 높이 평가받았다.

4< 느낌 > (1994년) 김민종

< 신사의 품격 > 속 변호사 김민종. 딱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 느낌 > 속 '한현'과 겹쳐진다. 요즘 표현으로 능력자, '느낌 트로이카' 삼형제 중 두뇌 쪽으로 발달한 스마트 가이로 형제의 사랑을 독차지한 유리( 우희진)의 마음까지 얻었다. 샤프한 외모, 어떤 순간에도 망가지지 않는 차분한 성격 그리고 성공적인 커리어까지. 잘난 만큼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도도한 자태로 드라마 안팎의 짝사랑녀들을 애태웠다. 까칠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또 섬세하게 내 여자를 챙기는 나쁜 남자(?) 느낌이 있다. 스펙 면에서 완벽한 오빠는 드라마 종영 후 맏형 손지창과 그룹 '더 블루'를 결성, 노래에도 일가견 있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5< 사랑을 그대 품 안에 > (1994년) 차인표

백화점 상속자와 의류 코너 판매사원의 사랑. 신데렐라 스토리의 원조 격인 드라마가 발굴한 '신성' 차인표. 지금의 바른생활 이미지와는 달리 오토바이를 몰고 색소폰을 부는 낭만적인 재벌 2세로 '차인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터프가이로 사랑받았다. 발목 워커, 라이더 재킷에 굵은 체인 금목걸이를 걸친, 당시로선 꽤 파격적인 '교포 스타일'을 유행시킨 장본인. 그 유명한 '허밍' 곡 'Love you in my arms'를 읊조리면서 좌우로 까닥대던 그의 손가락질(?)마저 세련된 도시 남자의 전유물처럼 멋있게만 보였다. '진주( 신애라)'를 향한 불도저식 애정 공세로 인기가 고공 질주했던, 느끼한 눈빛도 강렬해서 멋있었던 오빠다.

6< 느낌 > (1994년) 이정재

지금도 이정재에겐 철부지 소년다움이 남아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저돌적인 성격, < 느낌 > 속 그는 영글지 않은 젊음 그 자체였다. 삼형제 중 막내다운 귀여움 섞인 어리광도 우리가 '한준'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하지만 사랑 앞에선 누구보다 단단했던 그였다. 비록 출생의 비밀로 유리를 향한 사랑의 작대기는 부러졌을지언정 처음부터 끝까지 한준이 보여준 사랑은 뱅뱅 돌리지 않고 직설적이라 반짝였다. 제임스 딘을 오마주한 스타일로 압구정동 로데오를 오토바이로 질주했던 사나이, 될성부른 패셔니스타의 스타트가 이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이정재가 2013년에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7< 별은 내 가슴에 > (1997년) 안재욱

배우 겸 가수,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초이자 어마어마한 팬클럽을 양산한 레전드의 주인공. 생모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사연 있는 남자, 그 외로움을 음악으로 푸는 '강민' 캐릭터로 유례없이 인기를 얻었다. 늘 바보처럼 당하는 캔디 소녀 연이( 최진실) 곁을 지켜주는 테리우스. 즉, 순정만화 속의 백마 탄 왕자님이 딱 강민이었다. 모든 걸 가진 준희( 차인표)보다 모성애 자극하는 애절한 눈빛이 더 마음쓰여 끌렸던 오빠. 5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반영하듯 강민의 '곤충 더듬이' 헤어스타일이 한동안 거리를 휩쓸고 다녔다. 특히 수천 명의 팬이 지켜보는 콘서트 장에서 연이에게 공개 프러포즈한 엔딩 신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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