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수원 890m 대리석 도로

데일리노컷뉴스 최원만 기자 2013. 11. 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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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도 구분해주는 턱 없어 걸을때마다 아찔

[데일리노컷뉴스 최원만 기자]

↑ 수원 행궁동 대리석 도로에 차도와 인도를 구분해주는 턱이 없어 자동차들이 마구잡이로 인도에 차를 주차하고 있다.

수원시가 지난 9월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를 하며 행궁동 일원에 890m에 달하는 대리석 도로(차도)를 깔았지만 보행자들의 안전이나 건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벌어지는 한달 동안 이 대리석 도로는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사람 또는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행사의 취지는 앞으로 다가올 석유자원 고갈을 대비해 차 없는 마을을 미리 실현해보자는 목적이었다.

이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도로는 기존의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차도의 폭을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방법을 선택했다. 행사가 끝나도 차량통행을 불편하게 하고 사람통행을 더 원활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람을 위주로 하자는 생각은 딱 거기까지만 이었다. 행사기간 동안 행궁동 차 없는 마을을 찾아온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무릎이 아프다. 걷기가 힘들다. 도로가 위험하다" 등이었다.

■ 시멘트 포장위에 대리석 깔아 걷기 힘들고 무릎 아파

당연히 대리석 도로를 1km 정도 걸으면 누구나 다리가 아프지만, 처음부터 시공방법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다. 수원시는 대리석 도로를 시공하기 위해 전체 메인 도로 구간에 시멘트 포장을 했다. 두께 20cm 정도의 시멘트 포장을 마친 뒤에 그 위에 대리석을 깔았다.

그런 까닭에 땅과 사람과의 호흡은 완전히 단절됐다. 이런 공법은 차도뿐만 아니라 인도에도 똑같이 시공됐다. 메인도로 전체가 시멘트위에 구성된 구조물로 이루어져 보기에는 완벽하고 좋아보였지만 실상은 사람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도로가 됐다.

■ 1km 안되는데 포장비 80억...일반 아스팔트보다 20배 더 들어

비용 또한 일반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20배 이상 더 들어갔다. 왕복 2차로의 아스팔트 도로를 약 1km 포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1억8000만원 정도지만 수원시는 대리석 타설 비용만 25억을 사용했으며 전체 도로 포장비는 80억에 달했다.

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애매해 인도를 점령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가뜩이나 미끄러운 대리석 위를 지나는 차량이 미끄러지면 바로 인도를 덮칠 수 있는 구조로 도로가 설계되고, 인도와 차도 사이에 턱이 없기 때문에 인도에 차량을 마구잡이로 주차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 점자블록 설치안하고는 "깜빡 잊었습니다"

이와 함께 인도에 점자블록이 없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9월 행사를 벌이기 위해 도로시공에 속도를 내기는 했지만 점자블록을 시공하는 것을 깜빡했다는 말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한 행궁동 주민은 "당신들은 행사기간 동안 잠깐 걷는 것뿐이지만 우리는 평생 이 딱딱한 도로위에서 살아야 한다. 우리의 항의에 눈조차 깜빡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사람들이다. 지렁이 한 마리조차 기어 나올 수 없도록 누가 공사를 했는지 참 한심하다"며 시의 대리석 도로시공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cwn6868@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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