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이동국 미련 버려라

김세훈 기자 2013. 6.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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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승부수가 필요한 때다."

국내 축구인들은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5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레바논전에서 졸전 끝에 1-1로 비기자 이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이 앞으로 남긴 월드컵 예선전은 11일 우즈베키스탄전과 18일 이란전 뿐이다. 두 경기에서 1승1무를 거둬야만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승점 11로 조 선두. 그 뒤로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진 우즈베키스탄이 2위이며 이란이 3위(승점 10)다. 남은 2경기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직행티켓을 잃을 수 있다. 축구인들은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남은 2경기를 치른다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지금은 뭔가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변화를 바라는 축구인들과 팬들의 소망은 공격진 쇄신에 쏠린다. 이동국(34·전북), 김신욱(25·울산)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김학범 강원 감독은 "둘 모두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분명한 점은 너무 자주 노출된 카드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동국·김신욱은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됐다. 이동국은 대부분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고 김신욱은 주전과 교체를 오가면서도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었다. 레바논전에서도 이동국은 풀타임 뛰었고 김신욱은 후반 4분 교체투입돼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골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전반 막판 노마크 찬스를 날렸고 후반 중반 김신욱의 결정적인 헤딩슛도 너무 높이 뜨고 말았다.

이들이 최근 반복적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단점도 노출되고 있다. 이동국은 움직이는 폭이 좁고 습관적인 백패스로 경기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잦다. 김신욱은 고공 플레이에 맞춰진 카드다. 둘 모두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휘젓지 못했고 결국은 상대 수비를 오히려 수월하게 해줬다. 공격진 교체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21·함부르크) 등 힘이 넘치는 젊은 공격수들이 있다. 이들 모두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나이는 어려도 한국보다 수준 높은 리그에 적응한 골게터들이다. 게다가 큰 경기를 적잖게 해본 만큼 이들이 A매치에서 선발로 투입될 경우에는 충분히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들의 활약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강희 감독은 전술·전략을 좀더 공격적이며 적극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최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란전 등 원정 경기에서는 안정을 최우선하는 쪽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일단 전반에는 수비에 치중한 뒤 후반 승부수를 띄우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 전략은 선제골을 뺏기면서 오히려 독이 됐다. 김학범 감독은 "한국은 아시아권에서는 강자다. 객관적으로 뒤지는 상대를 맞아 웅크릴 필요는 없다"면서 "한국이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인다면 선제골을 내줄 가능성보다는 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전북 사령탑으로 있을 때는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호했다. 한 골을 내주면 두 골을 넣고 두 골을 내주면 세골을 넣는 공격 축구로 팬들은 매료시켰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정상에 올랐다. 동시에 최감독은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주전들을 대거 교체해 선수단에 끊임없는 경쟁의식을 불어넣었다. 변화와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하면 지금 최감독의 리더십은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다.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가진 기회는 앞으로 두차례다. 최감독이 만일 먼저 치를 우즈벡전에서도 변화를 주지 못하고 패한다면, 벼랑 끝에서 치러야 하는 마지막 이란전은 지휘봉을 장담하기 어렵다. 우즈벡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최 감독부터 바뀌어야 한국축구가 달라질 수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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