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서울 종속,인구50% 매년 물갈이

1991. 1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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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光明) = 연합(聯合)) 경기(京畿)도 광명(光明)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서울특별시 광명(光明)구민으로 여긴다.

광명(光明)시는 분명히 경기(京畿)도의 1개시이지만 과천(果川)시와 함께 시 전역이 서울 전화를 쓰고 있는데다 시민 35만명 대부분이 서울에서 일시적으로 유입된 인구이기 때문이다.

일시적 유입인구는 대부분 서울의 집값을 감당치 못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면서도 서울과 멀지 않은 이곳에 처음으로 '자기집'을 마련한 회사원이며 이들은 서울에 집을 마련할 능력이 생기면 곧바로 전출해나간다.

광명(光明)시 인구의 50%가량이 해마다 '물갈이'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시민 가운데 약 30%에 이르는 10여만명이 서울에 직장을 갖고 있으며 경기도 번호판을 단 차량보다 서울 번호판을 단 차량이 더 많은 곳이 또 광명이다.

이처럼 철저히 서울에 예속되다시피한 광명(光明)시는 이 때문에 각종 도시문제를 안고 있으나 자력으로는 해결이 곤란한 상태이기도 하다.

광명(光明)시민들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아침 저녁으로 겪는 교통난.

10만명이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로는 서울 가리봉동으로 통하는 철산대교 및 개봉동을 잇는 개봉교 2개의 다리로 압축돼 이들 2개의 다리는 러시아워때면 채 1㎞도 안되는 구간을 빠져나가는데 30분이 넘게 걸리는 극심한 체증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심한 정체현상을 보이는 오전 7시-8시사이에는 아예 버스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는 시민들도 하루 3-4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불과 3년만에 안양천을 경계로 서울 구로구와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하안동 일대에 2만여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들 2개의 다리가 빚어내는 교통체증은 광명(光明)이 얼마나 무절제하게 팽창해왔나를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광명(光明)시내의 도심도로 역시 거의 24시간 심한 체중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단이 많이 몰려 있는 安山 반월공단으로 가기 위해 서울을 떠난 화물차들은 예외없이 철산대교를 건너 광명(光明)시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인천(仁川)과 수원(水原)을 잇는 수인산업도로를 이용하기에도 광명(光明)은 반드시 거쳐가는 곳이다.

이처럼 단순히 '경유지'로 광명(光明)시내를 운행하는 각종 차량은 하루 6만여대에 이르고 있으나 이들 차량들을 우회시키기 위해 시작한 논곡-광명동 간 우회도로건설은 예산부족으로 현재 50%의 공정에 그치고 있다..

광명(光明)이 경기(京畿)도의 한 도시로 자리잡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철저히 서울과 연계된 교육 문제이다.

지난해 광명(光明)시내 6개 중학교 1학년생 가운데 각 학교 전교 석차 1-20등까지 모 두 1백20명중 모두 49명이 학교를 서울이나 부천(富川) 등으로 옮겼다.

1학년은 6학급이지만 4학년은 4학급,6학년은 2학급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연서국교와 같은 피라미드 구조의 학생수를 갖고 있는 것은 광명(光明)시내 모든 국민학교의 공통점이다.

급격한 인구팽창과 학교시설 부족 등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데다 안양천만 건너면 '사람을 낳으면 보내라고 했다'는 서울이기 때문이다.

광명(光明) 시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지금도 시 면적 38.86㎢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개발제한지역(그린벨트)이다.

광명(光明)시에서 가장 넓은 면적 등 개발가능성이 무한한 所下1동은 동 전역이 지난 71년부터 그린벨트에 묶여 도시 속의 농촌으로 침체돼 있는 실정이다.

광명(光明)시가 단순한 서울 사람들의 침대도시임을 증명해주는 것은 이 뿐만 아니다.

인구 35만명의 제법 큰 도시인 광명(光明)에는 공원이나 체육관,도서관 한 곳 마련되어 있지 않다.

도덕산 등 2곳이 도시계획상 자연공원으로 고시되어 있으나 계획에 그칠 뿐 공원 조성에 필요한 예산확보가 어려워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지난해부터 체육관 건립을 위해 광명(光明)시가 확보한 예산은 11억원으로 이는 전체 공사비 1백억원의 10%에 불과하다.

1천4백석 규모의 도서관 건립계획도 소요예산 27억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역시 계획에 그치고 있다.

이같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광명(光明)시는 그러나 재정자립도에서는 무려 75%로 전국 상위권에 속해 있다.

기아자동차,만도기계 등 대기업체를 비롯한 대형 사업체들이 몰려 있는데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 세수 가운데 47%를 차지하고 있는 담배세는 '내고장 담배사기 운동'으로 꾸준히 중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등 세수 확대를 통한 재원 마련과 함께 적절한 도시계획 등이 따르면 이같은 문제의 해결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게 주민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내 고장이라는 향토 의식 제고 역시 광명(光明)시가 풀어야 할 큰 숙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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