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문학전집, 첫 忌日에 맞춰 1차분 발간
=93년까지 김현의 문학과 삶 16권으로 완간 (서울=연합(聯合)) 지난해 6월 48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뜬 문학평론가 김현씨의 문학과 삶을 총정리한 전16권의 김현문학전집 1차분 첫 3권이 그의 忌日인 27일에 맞춰 선보였다.
이른바 4.19세대로서 20세 때부터 비평활동을 시작한 김현씨는 문학적 입장과 관련 그의 문학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았으나 꼼꼼한 책읽기와 작가의 숨겨진 작의(作意)까지 꿰뚫는 비평안,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말로 교육받아 문화작업을 해온 제1세대로서 가장 세련된 문장을 구사한다는 점 등에서 '불세출의 비평가'(서울대 김윤식교수),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비평가'(시인 황지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현문학전집은 김씨가 편집동인으로 있었던 문학과지성사에서 지난해 10월 간행위원회를 구성, 발간하는 것으로 1주기가 되는 금년 6월부터 발간을 시작하여 3주 기가 되는 93년 6월 전16권으로 완간된다.
그가 남긴 글은 한국문학에 대한 평론에서부터 문학이론에 대한 연구작업결과, 불문학자로서의 연구성과물, 그밖에 일기, 단상, 내면적 기록, 논설, 기행문, 영화와 만화 등에 대한 예술과 문화일반에 대한 평론 등으로 광범위한데 번역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저서가 김현문학전집에 포함되도록 기획됐다.
이번에 1차로 선보인 세 권의 책은 제1권인 <한국문학의 위상/ 문학사회학>, 제2권인 <현대한국문학의 이론/ 사회와 윤리>, 제9권인 <행복의 시학/ 제강의 꿈>.
<한국문학의 위상/ 문학사회학>은 저자의 이론적 탐구가 문학사적 관심과 결합되어 씌어진 결과물로 73년에 나온 김윤식과의 공저 <한국문학사> 가운데 「문학과 시대구분론」을 비롯 77년의 <한국문학의 위상>, 83년의 <문학사회학>을 모아 엮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문학사 시대구분론」을 통해 기왕의 문학사 서술의 틀을 과감히 깨트리면서 우리 근대문학사의 출발을 1세기 이상 소급시키고 있고 장편문학론인 「한국문학의 위상」에서는 문학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문학사회학」에서는 80년이후의 어려운 역사현실속에서 문학과 현실과의 착잡한 중층구조에 관심을 쏟으면서 고통스런 상황에 문학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대한국문학의 이론/ 사회와 윤리>는 이른바 4.19세대의 비평가들이자 문학과지성 편집동인들인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와 함께 써 낸 72년 발간의 <현대 한국 문학의 이론>과 74년 발간된 '김현소설론집'이란 부제가 붙은 저자의 네번째 평론집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1967년부터 71년에 씌어진 문학사적 비평과 작가,작품론 등 9편의 논문이 수록되었던 <현대한국문학의 이론>에서 4.19세대의 문학적 의식을 정면으로 부각시켰으며 65년 이후 씌어진 소설론을 묶은 <사회와 윤리>를 통해서는 '인간은 인간답게 살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서 출발, '작가는 그 행복에의 권리를 파괴하는 현실과 어떻게 싸우고 표현하는가의 문제들과 씨름하는 것'이라는 작가론을 펼치고있다.
<행복에의 시학/ 제강의 꿈>은 문학비평가이자 동시에 불문학자였던 저자의 학문적 업적의 일부로서 바슐라르와 제네바학파 연구논문을 묶은 것.
저자의 문학관은 프랑스의 철학자 바슐라르에 영향받은 바 크며 바슐라르에 대한 연구작업을 오랜 세월에 걸쳐 했는데 76년 <바슐라르연구>를 냈다. 그 대표적인 논문이 74-75년 스트라스부르에 유학, 바슐라르를 연구하면서 쓴 「행복의 시학」으로 이 책에는 이 논문과 함께 「행복의 상상력」이 수록됐다.
또한 저자는 80년대 중반 불문학자로서 주제비평의 새로운 에콜을 형성한 제네바학파의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중 86년 발간된 <제네바학파연구- 제강의 꿈>이 이 책속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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