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잠 깬 강남 2300표.. 구룡마을 "첫 투표 설레"

2012. 3. 1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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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촌 공영개발로 작년 주민증 발급.. 총선 앞두고 들썩

[동아일보]

'강남의 외딴섬'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4·11총선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강남구가 이곳 주민 2300여 명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한 뒤 이번 총선 강남을 지역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를 하게 돼 분위기가 크게 들떠 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철거민들이 무허가 판자촌을 짓고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하지만 사유지에 지어진 무허가 주택인 탓에 1980년대 이전 거주자 수십 가구를 제외하고는 전입신고를 하지 못했다. 선거 때면 주민들은 떠나온 지 한참 된 이전 주소지로 가서 투표를 해야 했다. 자연스레 선거는 남의 일이 됐다. 그러다가 서울시가 공영개발 정책에 따라 1200여 가구 주민에게 강남구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면서 정식 강남구민이 됐다. 유귀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은 "20여 년 투쟁 끝에 받은 선거권으로 첫 국회의원을 뽑으려니 감격스럽다"며 "주민 모두 지역구 의원을 뽑을 생각에 설레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치권도 벌써부터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이 마을이 포함된 강남을은 유권자 20만5507명 중 9만2871명(투표율 45.2%)이 투표해 한나라당 공성진 후보가 5만7721표를 얻어 당선됐다. 2위 민주당 최영록 후보와 3만5150표 차가 나는 압승이었지만 이번 총선에는 여야 간 접전이 예상돼 이 마을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은 이 지역에 정동영 의원을 공천했다.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부터 구룡마을을 찾은 정 의원은 당내 경선 당시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았다. 정 의원은 12일 경선에서 승리하자 직접 유 주민자치회장에게 전화로 감사 인사까지 했다.

반면에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공천했다가 철회한 새누리당은 아직 구룡마을을 찾지 않아 일부 주민은 새누리당에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 주민자치회장은 "구룡마을 표는 2300표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구전 홍보에 나서면 1만 표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시할 수 없는 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대변인은 "구룡마을 주민들이 총선 투표를 하게 돼 환영한다"며 "공천이 확정되면 후보가 직접 찾아가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헤아려 듣겠다. 늦은 만큼 더 열심히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도 투표의 힘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조경일 할머니(71)는 "투표권이 생기니 정치인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민회의로 전체 의견을 결정해온 주민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마을 차원에서 지지할 후보를 정할 계획이다. 주민 김옥임 씨(55·여)는 "주민들이 강남지역 식당과 마트 등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떤 후보가 좋지 않으냐고 권할 수 있다"며 "20년 동안 강남에 살며 사귄 인맥과 주변 임대아파트 친척들에게도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곳의 관심사는 구룡마을 개발에 따른 보상이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영개발 방식 대신 민영개발이 이뤄져 넉넉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진모 씨(44·여)는 "우리도 강남에 사니까 그동안 여당을 지지해 왔는데 정작 표가 없으니 우리를 외면하더라"며 "반드시 마을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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