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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 "함께 야구도 봤는데···눈물이 났다"

머니투데이 | 장시복|이상배 기자 | 입력 2009.11.05 18:50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상보)]


정운찬 국무총리는 5일 오후 6시20분께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박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때 나를 고문단으로 임명하고, 함께 저녁도 먹고 야구도 봤는데···"며 말끝을 흐렸다. 정 총리는 야구 마니아로서 박 전 회장의 KBO 총재 당시 돈독한 관계를 가졌다.

이날 빈소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김응룡 삼성라이온즈 사장 등이 조문을 마쳤다. 지난 5일에는 이수영 경제인총연합회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원혜영 국회의원, 고건 전 국무총리, 유영구 KBO 총재 등이 다녀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지난 5일 오전 7시50분께 서울 성북동 자택 의상실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채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을 가정부 김모씨가 발견하고 오전 8시께 운전기사 김모씨와 경비원 2명에 의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30여분 간 심폐소생 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전날 박 전 회장의 자택에서 유서를 발견했으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서는 재산 문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초대 회장인 고 박두병 회장의 차남으로, 맏형인 박용곤(77) 회장에 이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그룹의 회장을 맡았다. 박용성(69) 대한체육회장, 현재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용현(66)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54) ㈜두산 회장 등이 박 전 회장의 동생들이다.

그러나 두산그룹 회장으로 있던 지난 2005년 동생인 박용성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되자 이에 반발, 형제 간 비리를 폭로하며 소위 '형제의 난'을 촉발시켰다. 이후 일가에서 분가해 2008년 건설업계 도급순위 55위인 성지건설을 인수, 재기를 꾀했다.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과 차남 박중원 성지건설 전 부사장의 구속 등으로 심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은 지난 2007년 2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적이 없음에도 자기 자본으로 뉴월코프 주식을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한편 두산그룹은 "가족으로서, 두산그룹의 전직 회장으로서의 예우를 갖춰 장례 준비를 하라"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당부에 따라 그룹 주관으로 박 전 회장의 장례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경기고와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65년 두산산업에 입사한 뒤 합동통신(옛 연합뉴스) 이사, 동양맥주 사장, 두산상사 회장을 거쳤다. 두산그룹 회장 당시에는 냉철한 판단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998년 구단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아 2005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했다. 외환위기로 모기업이 어려움을 겪던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각각 기아차와 SK가 인수하도록 처리한 것도 박 전 회장이었다. 전경련 중국위원장, 대한골프협회 고문 등을 지내기도 했다. 조깅과 골프 등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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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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